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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온상’ 맥아더파크…정치권도 속수무책

LA한인타운과 다운타운 중간에 위치한 맥아더파크가 약물 중독자들 밀집 공간이 되면서 상황 악화를 거듭하고 있지만 정작 정치권은 공허한 말 잔치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웨스트레이크 지역으로 라틴계 저소득층이 초밀집된 이곳에서 펜타닐과 오피오이드 중독으로 인해 절도와 강도 행각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사실상 버려진 지역이 됐다고 지역 매체인 남가주뉴스그룹(SCNG)이 최근 보도했다. 〈관계기사 8월 29일자 A-1면〉   시의회 1지구(유니세스 헤르난데스)에 속하는 이곳은 30년 전만 해도 삶에 지친 지역 주민들이 축구도 하고, 산책도 하는 곳이었으며 문화공연도 있었다. 특히 한인들에게는 인천상륙작전을 떠올리는 각종 상징물로 그 의미를 더했다. 하지만 팬데믹과 인플레이션을 겪으면서 경제활동에서 밀려난 홈리스들이 골목마다 마약 흡입에 여념이 없고, 여기저기 공원 인근에 쓰러져있는 중독자들의 모습이 늘어가면서 사실상 ‘죽은 거리’를 연상케 하고 있다.     중독자들은 약값을 마련하기 위해 인근 소규모 상점에서 현금이나 물건을 훔치기도 하고 여기저기 골목에서 구걸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공원 옆 메트로 역에는 순찰차가 상시로 목격된다.     지난해 시의회에 입성한 헤르난데스 의원은 SCNG와 인터뷰에서 “이 지역에서 약물 남용으로 숨지는 주민들이 매주 수명씩 나올 정도로 문제는 심각한데 정작 시정부는 크게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상태가 돼버렸다”고 암울한 상황을 전했다.     캐런 배스 시장도 최근 파크 인근을 둘러보고 “현재 해당 지역의 수준은 ‘처참한’ 상태”라고 언급하고 “인사이드 세이프를 통해 지속적인 구호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여기엔 비경찰 지원팀 구성 및 파견, 업소들 보호를 위한 환경 미화 작업 등이 포함될 예정이며 지원 규모도 다른 지역에 비해 두 배로 확대한다는 계획이지만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주 하원 지역구가 겹친 이곳은 미겔 산티아고 의원(54지구)과 레지 존스-소여(59지구) 의원은 구호를 위한 물자 확보에 총력을 다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아직은 역부족이다.     산티아고 의원은 “주거지 마련과 중독 치료를 위한 노력은 집중되고 있지만,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며 “막연한 노력보다는 현장에서 직접 중독자들을 만나고 안내할 리소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역으로 관할 주의회 의원들도 현실이 막막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방증이다.     존스-소여 의원은 “이 문제를 형사사건의 렌즈로 보지 말고 의료 보건의 위기로 접근해야 하며 징계와 단속이 아닌 구호를 중심으로 해야 한다”고 전했다. 주 의회에서도 해당 문제에 대한 심각성은 아직 없어 보인다는 것이 SCGN의 지적이다.     목소리를 내야 할 주민들도 자포자기 상태다. 맥아더공원 주민의회의 지난 선거에서는 오직 시민 한 명이 출마해 존재한다. 대표성이 없음은 물론이고 회의나 의견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 지역의 악화한 상황은 반드시 대형 범죄나 화재 등 큰 문제를 불러올 가능성을 높이며 인근 한인타운과 할리우드 지역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거의 100%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펜타닐 맥아더 파크 오후 약물 코너 인도

2023-09-18

[김상진 기자의 포토 르포] 맥아더 파크의 두 얼굴

LA 도심 속 공원인 맥아더 파크는 앤젤리노들의 ‘정신(soul)’이 깃든 명소다. 할리우드의 황금기가 시작됐던 1920년대부터는 특히 LA시민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쉼터로 자리매김했다. 리처드 해리스가 부른 ‘맥아더 파크(MacArthur Park)’라는 노래가 1968년 빌보드 차트 정상에 오르며 전국적으로도 유명해졌다.   그랬던 맥아더 파크가 변했다. 70년대로 접어들면서 슬럼화됐다. 갱조직간의 알력이 끊이지 않았다. 마약, 매춘 등 범죄의 온상이 됐다. 어둠이 드리우자 빛은 설 자리를 잃었다. 한 시대를 풍미하며 낭만을 향유하던 극장, 호텔, 식당 등이 줄줄이 문을 닫았다.     어그러진 맥아더 파크는 지금도 옛 모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신종 마약인 ‘펜타닐’이 이곳에서 판을 친다. 공원 인근에는 펜타닐에 취한 수백 명의 노숙자가 마치 좀비처럼 서성거리고 있다. 그들이 쓰고 버린 주사기, 베이프 등이 길거리에 나뒹군다. 펜타닐 과용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할리우드 탓일까. 마치 디스토피아적 좀비 영화의 실사판 같다.     9월의 어느 하루, 굵은 물줄기가 하늘을 가르며 호수를 향해 솟구치는 모습을 렌즈에 담았다. 맥아더 파크에서는 매달 수질 개선을 위해 호수 정수 작업을 진행한다. 담수의 적정한 용존 산소량을 유지하기 위함이다.     덕분에 깨끗하게 유지되는 호수에 사는 물고기는 낚시꾼들에게 큰 기쁨이다. 이곳은 캐나다 기러기 등 135가지의 철새 도래지다. 호수에는 블루길, 잉어, 메기 등 여러 종류의 물고기도 서식한다. 맥아더 파크는 LA역사 문화 유적 100호로 지정(1972년)된 곳이다.   자연은 이 공원에 계속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단, 인간만은 예외다. 호수 주변의 많은 이들이 말라 죽어가고 있다. 펜타닐이 앤젤리노들의 ‘정신’을 갉아 먹고 있다. 물줄기 너머 파란 하늘이 무색하다.김상진 기자의 포토 르포 맥아더 파크 맥아더 파크 펜타닐 과용 호수 정수

2023-09-08

'치안 불안' LA 대중교통…사건·사고 급증

LA 시민들의 대중교통 기피 현상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 전철과 버스 등에서 벌어지는 각종 범죄가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이 이유로 지목됐다.   16일 LA데일리뉴스와 LA타임스는 LA카운티 메트로폴리탄 교통국(이하 LA메트로) 통계를 인용해 2022년 한 해 동안 협박과 폭행, 살인과 강간, 강도 등 강력범죄가 전년보다 22%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경범 등 심각하지 않은 범죄도 14% 늘었다.     특히 올해 들어 최근까지 LA메트로 전철과 버스에서 약물 관련 사망자만 22명이 보고됐다. 이는 지난해 한 해 메트로에서 각종 사건·사고로 사망한 21명(약물 관련 6명)을 훌쩍 넘어선 규모다.   LA메트로 직원들조차 대중교통의 치안 부재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익명을 원한 한 직원은 현재 치안 상황을 ‘공포(Horror)’ 한마디로 전했다.   이 직원은 최근 레드라인 전철을 운행하던 중 좌석에 앉은 한 남성의 자위행위마저 목격했다고 전했다. 그는 전철 이용자 상당수가 잠을 자기 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LA타임스는 레드라인 전철을 탄 한 남성이 좌석에서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을 피우는 사진도 게재했다. 신문은 메트로 전철과 승강장 등 곳곳에서 약물 중독자가 눈에 띈다고 전했다. 대중교통 내 약물 수요가 늘면서 메트로역 주변마다 불법 거래도 횡행하고 있다.   실제 LA메트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1월 사이 메트로역에서 발생한 응급상황은 26건으로 환자 대부분이 약물중독이었다. LA메트로는 지난해 총 1385건의 약물 남용 사례를 접수했다.   LA카운티 내 메트로역 105개, 버스 정류장 1만2000개 등에서 각종 사건·사고가 늘고 ‘메트로는 안전하지 않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이용객 감소와 범죄 증가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최근 샌타모니카를 가기 위해 USC에서 엑스포라인 전철을 탔다는 이모(30)씨는 “전철 안에서 싸움이 벌어졌고, 어떤 사람은 큰소리로 계속 노래를 불렀다”며 “누구도 그런 모습을 제지하지 않았다. 다시는 메트로를 이용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폭스뉴스는 대중교통에서 폭력 사건과 약물 남용이 계속되면서 이용자 수는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월 이스트 LA와 유니언 역을 연결하는 골드라인 이용자는 팬데믹 이전의 30%에 그쳤다. LA다운타운과 노스할리우드를 연결하는 레드라인 이용자는 팬데믹 이전의 56% 수준으로 나타났다.   LA메트로는 지난 6일 메트로 앰배서더(Metro Ambassador) 프로그램을 시작하며 반전을 노리고 있다. 300명의 풀타임 앰배서더들이 카운티 곳곳 전철과 버스를 돌아다니며 승객 안전확보 및 청결 상태 등을 살핀다는 계획으로 효과에 관심이 쏠린다.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사설 사망 독자 데이비드 지하철 역내 맥아더 파크

2023-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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